[정리] 2007년, 반기문이 UN 사무총장에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
반기문은 2007년 한국인 최초로 UN 사무총장에 당선되는 기염을 토합니다. 대한민국 광복 이래 손에 꼽을 수 있는 엄청난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그가 어떻게 UN 사무총장에 당선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1) 참여정부의 '자주외교' '균형외교'
당시 국제 정세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친미국가로 인식되어 왔습니다. UN 관례에 따라 아시아에서 사무총장에 배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인식으로 인해 분단국가, '대한민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가 확실시되면서 UN 사무총장 배출은 불가능해보였습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가 추진하던 외교 정책은 '자주외교' '균형외교'였습니다. 더 이상 미국의 종속적 관계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외교 관계를 수립하고 새로운 질서를 구축한다는 의미에서 지어진 '자주외교'와 '동북아 균형자론'은 반미 국가들의 거부권 행사에 걸림돌로 작용합니다. 대한민국이 항상 미국 편만 드는 친미 국가로 유지가 되어야 반대를 할텐데, 당시 참여정부의 움직임을 보고 있으면 반대할 명분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또한 반대를 하고 싶어도 당시 참여정부의 외교력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당시 대한민국의 유력 일간지 '조선일보'에 보도되었던 '노무현 정부는 반미정부'라는 타이틀까지 인식시켜가며 대한민국은 반미국가들에게 '공정한 외교라인을 이루는 국가'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됩니다. 참여정부의 외교적 능력 수행 결과로 반미국가들의 거부권없이 반기문은 예상외로 UN 사무총장에 당선됩니다.
2)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를 인정했던 참여정부의 '현실감각' + 반기문의 '기회주의적 관료 출신 행보'
그렇다면 대한민국 유력 일간지의 보도대로 '반미정부'이기 때문에 반기문에 대한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았더라면, 정작 미국을 비롯한 친미 국가들은 어떻게 반기문을 지지했을지 의문이 듭니다. 당시 참여정부는 '자주외교'의 '명분'은 내세우면서도, 미국과의 동맹 관계 역시 철저하게 지켜가며 '실리' 또한 잃지 않았습니다. 이라크 파병과 같이 '반미정권'에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일들을 이뤄냄으로,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미국과의 대등한 외교 관계를 펼쳐나갑니다. 당시 노무현의 참여정부 외교라인은 미국의 부시 대통령조차 함부로 할 수 없었던 '미국의 기존 논리가 먹히지 않던' 외교라인임과 동시에, 얄미울 정도로 동맹 관계의 실익은 잘 챙기기 때문에 함부로 지적을 할 수도 없던, 그런 참으로 여우같은 외교 정책통들이었습니다. 따라서 미국은 우방으로 지킬것은 지키는 참여정부의 사무총장 후보에 적극 찬성합니다. 물론 한가지 이유는 더 있습니다.
미국은 분명 반기문이라는 인물에 대한 사전 조사를 철저히 했으며, 그가 박정희 시절부터 대한민국 외교라인에서 근무한 관료 출신임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이념과 정책이 다른 정부에서 그 정권의 비위에 맞게 일을 해온 그의 발자취를 살펴보면, 반기문은 '힘쎈 자에게 붙는' 기회주의적 행보를 보였음을 알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반기문을 안심하고 후보로 추천 할 수 있었으며, 반기문의 '친미'적 행보에 분명 안심하였을 것입니다.
결국 정리를 하면 이렇습니다. UN 사무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친미 국가들의 승인과 반미 국가들의 승인이 모두 필요합니다. 만일 이명박 정부나 박근혜 정부에서 반기문 후보가 사무총장으로 출마했더라면 결코 반미 국가들의 표는 얻지 못했을 것입니다. 결국 반기문은 UN 사무총장에 당선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당시 참여정부의 '균형 외교' 덕분에 반기문은 양쪽 모두의 표를 얻어 UN 사무총장에 당선 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모든 것은 '참여정부 외교력의 승리'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결코 반기문 혼자 훌륭해서 UN 사무총장에 당선된 것은 아닙니다.
아쉽게도, 참여정부의 외교 정책을 보고 반기문을 찍었던 수많은 나라들은 '미국의 앞잡이'가 되버린 반기문 총장의 모습에 많은 실망을 하게 됩니다. 결국 '최악의 UN 사무총장'이라는 평가를 받아내린 반기문 총장을 보면, 그가 대통령 선거에 나온다 한들 더 좋아질 건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만일 반기문 총장이 참여정부를 계승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새누리당에서 출마를 한다면 이는 자신을 당선시켜준 정권에 대한 '배신의 정치'의 시작이자 '무능한 정권'의 반복이 될 것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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