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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국제 이슈, 사회, 정치

[펌] 대한민국 소방관 현실. 목장갑으로 화제 진압하라고?

by 잡글서점 2014. 7. 20.

[펌] 대한민국 소방관 현실. 


세월호 사건이 터지고 소방방재청이 없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뒤이어 어디 소방관들은 장갑도 자비로 산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저희에게 지급된 장갑입니다.

물론 이 장갑이 다는 아닙니다.

구조용 장갑 2켤레, 목장갑 20켤레가 지급됐습니다.

이 장갑은 10켤레로 진압대원 7명에게 지급된겁니다.

저희 센터는 진압대 2교대 각 7명, 구급대 3교대 각 3명이 근무하여 23명, + 센터장님 1명 해서 24명이 근무합니다.

이런 센터에 저런 장갑이 내려왔습니다. 진압용 장갑도 아닌 구조용 장갑도 아닌 목장갑 20켤레가 14명분으로 나왔습니다. 

타 지방 소방관들이 자비로 장갑을 산다는 기사가 여려개 터진 후 이런 장갑이 저희에게 내려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론이 무서웠을까요? 그래서 터무니 없는 장갑으로 우리 입을 막으려는 청, 또는 본부의 시도였을까요? 


저희 이렇게 근무합니다. 


이런 글 올라오면 불이나 잘 끄라는 분의 댓글 꼭 있습니다. 글 올리신 분은 목장갑 갖고 얼마나 불 잘 끌지 궁금합니다. 목장갑 끼고 불끄러 나가면 목장갑이 얼마나 버티는줄은 알고 하는 말입니까? 저는 화재진압용 장갑을 임용하면서 지급받고 1년 반만에 버렸습니다. 겨울엔 손이 꽁꽁 얼어서 관창도 제대로 못잡고 진압합니다. 저도 자비로 겨울용 장갑 샀습니다. 지급받은 장갑 여름에 껴봐야 물에 다 젖고 내피가 밖으로 나오다 못 견뎌 찢어집니다. 그러다 얇아져 화재현장에서 더이상 쓸수 없길래 버린겁니다.  


올해 근무복이 바꼈습니다. 현장에서 잘 안 보인다며 잘 입던 활동복을 오렌지색으로 바꿨습니다.

아니 활동복이 검은색이든 오렌지색이든 방화복 입고 화재현장 들어가는데 무슨 상관입니까?

방화복이나 바꿔주든지요. 요즘도 뉴스를 보면 노란색의 신형 방화복 대신 검은색 구형 방화복 입고 현장에 뛰어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나일론 활동복이 무슨 상관입니까? 현장을 그딴 나일론 옷 입고 들어갑니까?

청에 있는 분들은 화재현장에 들어나 가봤는지 저는 궁금합니다.

경찰분들은 제복이 저희보다 화려합니다. 당연합니다. 우리는 현장에서 방화복을 입어야 하니 평소에는 간편한 옷을 제복으로 입어야 합니다. 우리는 평소에 입는 활동복에 대해선 아무 생각 없습니다. 방화복이나 바꿔주세요. 


솔직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근무하는 소방서의 외근직, 즉 실직적으로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직원들은 청이 없어지든 지속되든 별 생각 없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건 청, 또는 본부 소속 직원들은 진급을 위해 현장 대원들을 부려먹는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저 장갑을 보면서 다들 한 마디씩 했습니다. "xx 새끼들." 

저는 소방방재청이 없어져도 되겠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안전행정부 비 전문가들이 소방을 쥐락펴락하든 청의 간부후보생 출신들이 쥐락펴락하든 같은 상황이 되겠구나.  똑같은 상황이 될 것은 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방의 국가직화는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저희야 돈좀 있는 자치단체라 목장갑이라도 나왔지만 그나마도 없는 자치단체는 그냥 넘어가야 하기때문입니다. 

여러분!!! 저는 청이 없어져도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방이 계속 지방직으로 남아있으면 최근 발생된 사고나 지난 과거의 사고가 계속 발생될 것입니다. 심장마비 환자에 대해 신속히 출동하고 병원으로 이송하면 살 수 있겠지만 지금 각 지방의 소방현실에서는 그런 환자도 그냥 죽어가야 합니다. 

신속히 출동하면 옆집에 아무 피해도 없겠지만 지금의 현실은 옆집의 옆집도 화재로 없어져야 합니다. 


아니면, 아니면 저희 장비라도 제대로 보급해주세요. 저는 3년된 15만 킬로미터 뛴 스타렉스 구급차를 운전하고 있습니다. 반년을 졸라서 이번에 엔진 수리했습니다. 그것도 엔진에서 경운기보다 더 큰 소음이 나서 더이상 그 차 가지고 구급출동 못한다고 들어누워서 간신히 수리 받은겁니다. 


저도 소방관이기 전에 사람이고 솔직히 지하화재현장 몇 번 갔다가 "이러다 죽겠구나"한 현장이 몇 번 있어서 구급대로 옮겼습니다. 저도 살고싶습니다. 하지만 구급대로 옮겼어도 정상은 아닙니다. 3년 탄 차가 15만 키로고, 경운기보다 더 큰 소음이 나는 엔진으로 달렸습니다. 저도 살고싶어서 조르고 조르고 조르고 졸라 엔진 수리 받았습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직장에서 여러분이 하는 일에 대해 별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일만 하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그런 회사를 계속 다니겠습니까? 저희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좀 알아봐 주고,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지원해 달라는 겁니다. 그게 잘못된 건가요?  


소방이 하는 일이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진 않습니다. 각 자치단체장의 공약에 들어가 봐야 투표권자들이 알아볼 수 있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태어나서부터 부모님들이 보험에 들어주고, 커서는 각종 보험에 가입하듯이, 군대가 있어야 나라가 지켜지고 경찰과 소방이 있어서 범죄가 예방되고, 각종 사고 현장에서 여러분 대신 불구덩이로 뛰어들 사람이 있는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각종 재난 현장에서 여러분들이 직접 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일이 일어날까 저는 두렵습니다. 

그때야 말로 장갑이든 방화복, 공기호흡기 등 모든 장비를 직접 사서 현장에 투입되는 일이 일어날까요? 


저희가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며 여러분들에게 직접적으로 연관된 것입니다.  


우리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articleId=5650411&bbsId=D003&pageIndex=3


하아... 진짜 기본도 실성한 나라 현실... 에휴... 우매한 국민들 넘쳐나서 세금은 쓸데 없는데로 쏠려가고 각계의 종사자분들이 역량을 발휘도 못하네요. 진짜 목장갑 어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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